분류 전체보기52 대홍수 리뷰 (시뮬레이션, AI와 모성애, 지루함) 솔직히 이 영화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저는 평소 재난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라 《감기》나 《콘크리트 유토피아》처럼 긴박한 상황 속 인간 군상을 다룬 작품들을 재밌게 봤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대홍수》도 박해수와 김다미라는 믿을 만한 배우 조합에, 12월 19일 공개 당시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혔기에 기대를 품고 시청했습니다. 그런데 108분의 러닝타임이 끝난 후 남은 건 '시간이 아까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시뮬레이션이라는 설정, 긴장감을 앗아가다영화는 초반 소행성 충돌로 인한 대홍수라는 재난 상황으로 시작합니다. 엄마(김다미)와 아들이 침수된 아파트에서 탈출하려는 과정이 주를 이루는데, 여기서부터 몰입이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급박한 순간에 화장실을 고집하거나, 비현실적인 장애물이 억지로 등장하는.. 2026. 3. 13. 미키 17 리뷰 (복제인간, 정체성, 봉준호 감독) 미키 17을 보고 나오면서 남자친구한테 물었습니다. 만약 제가 기억을 잃고 앞으로도 돌아오지 않으면 그건 저인지, 겉모습은 다르지만 제 기억을 갖고 있는 사람은 저인지요. 남자친구는 제가 어떤 모습이든 다 저일 거고 좋아할 거라고 해서 순간 감동이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은 단순한 SF 액션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었습니다.복제인간이라는 SF 설정 속 계급 사회 풍자미키 17에서 다루는 '익스팬더블(Expendable)' 시스템은 흔히 SF 장르에서 볼 수 있는 복제인간 개념을 활용합니다. 여기서 익스팬더블이란 위험한 임무에 투입되어 죽으면 기억을 이식한 채 다시 복제되는 소모품 인간을 의미합니다. 지구가 .. 2026. 3. 12. 애니메이션 업 재감상 (할머니 추억, 꿈의 의미, 인생 모험) 솔직히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그저 감동적인 애니메이션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다시 보니 완전히 다른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저희 외할머니가 자꾸 떠올랐거든요. 외할머니는 지금 혼자 지방에서 사시는데, 엄마 말로는 원래 성격도 고집 세고 주변 사람들한테 좋지 않은 소리도 많이 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 치매가 조금씩 오시면서 점점 얌전해지신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외할머니랑 같이 산 적도 없고 자주 왕래하지 않아서 솔직히 애정이 별로 없는 편이었는데, 이 영화를 다시 보면서 외할머니도 외할아버지와 함께한 시간들이 그분만의 모험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할머니 추억: 엘리의 모험 책이 주는 메시지일반적으로 모험이라고 하면 거창한 탐험이나 특별한 경험을 떠올리지만, 제 경험.. 2026. 3. 11. 노트북 영화 (계급, 365통의 편지, 영원한 사랑) 365통의 편지를 쓴 남자가 있었습니다. 솔직히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저는 이게 정말 가능한 사랑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남자친구와 연애 6년 차에 접어들고 결혼을 앞둔 지금, 노트북이라는 영화가 제게 다시 다가왔습니다. 연애 초반 몽글거리던 그 감정이 새삼 생각나더군요.계급을 초월한 사랑앨리 해밀턴이라는 본명을 가진 '사라'는 여름 휴양지에서 노아를 만났습니다. 카니발에서의 우연한 만남이었죠. 여기서 '계급 교차 로맨스(Cross-Class Romance)'라는 서사 구조가 등장하는데, 이는 서로 다른 사회적 배경을 가진 두 사람의 사랑을 다루는 고전적인 스토리텔링 기법입니다(출처: 영화진흥위원회).노아는 목재소에서 시간당 40센트를 벌며 생계를 이어가는 노동자였습니다. 앨리의 부모 입장에서 보면.. 2026. 3. 10. 서브스턴스 영화 리뷰 (그로테스크, 외모 강박, 호불호) 요즘 주변에서 나이 먹는 걸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솔직히 한 번도 못 들어봤습니다. 동료들이 결혼식 앞두고 다이어트 시작한다는 얘기, 만나이 시행 후 한두 살 줄었다고 좋아하는 반응까지. 누군가 앞에 나서야 하는 상황만 오면 외모부터 신경 쓰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외모로부터 자유롭지 못한지 느꼈습니다. 바로 이런 현실을 극단적으로 풀어낸 영화가 '서브스턴스'입니다.그로테스크 장면과 시각적 충격서브스턴스는 대사보다 영상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작품입니다. 코랄리 파르자 감독은 여성의 신체를 주요 표현 도구로 활용하면서 배우의 몸짓과 카메라 움직임만으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특히 영화 초반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엘리자베스 스파클의 별이 새겨지는 장면은 그.. 2026. 3. 9. 유전 영화 리뷰 (공포의 세습, 정신질환, 운명론) 저는 오컬트 호러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유전'을 처음 봤을 때는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호러 영화라고 하면 점프 스퀘어(Jump Square)나 순간적인 공포 연출로 관객을 놀라게 하는 방식이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영화는 그런 장치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숨 막히는 긴장감만으로 압도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니 어깨와 목이 뻐근할 정도로 긴장한 상태로 봤더라고요. 2018년 개봉한 아리 에스터 감독의 데뷔작 '유전'은 21세기 오컬트 호러의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최근 그의 신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가 개봉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여기서 오컬트(Occult)란 '숨겨진' 또는 '비밀스러운'이라는 뜻으로, 악마나 초자연적 존재를 다루는 호러 장르의 한 갈래입니다.보이.. 2026. 3. 8. 이전 1 ··· 3 4 5 6 7 8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