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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27

올 이즈 로스트 (고독, 생존, 희망)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처음에 이 영화를 틀고 나서 5분도 안 돼 "이거 끝까지 볼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대사도 없고, 음악도 없고, 오직 파도 소리뿐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영화 '올 이즈 로스트'는 망망대해 한가운데서 혼자 살아남으려는 노인의 이야기입니다. 보고 나면 한동안 멍해지는 영화입니다.대사 없이 공포를 전달하는 방식혹시 대사 한 마디 없이 100분을 버텨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영화는 시작부터 이례적입니다. 인도양을 혼자 항해하던 노인의 요트가 표류 중이던 컨테이너와 충돌하면서 선체가 파손되는 장면으로 포문을 열죠. 그런데 노인은 소리를 지르지도, 누군가를 부르지도 않.. 2026. 5. 21.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 (세계관, 빌런, 미장센) 팀 버튼 감독이 연출한 2016년 작 판타지 영화 한 편이 여전히 회자되고 있습니다. 바로 입니다. 저도 와 을 재미있게 본 직후 이 영화를 접했는데, 첫 장면부터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서 적잖이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방대한 세계관, 제한된 시간 안에 욱여넣으면 생기는 일이 영화가 이해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제이크가 어떻게 능력을 갖게 됐는지, 루프(Loop)가 정확히 어떤 원리인지 영화가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거든요. 여기서 루프란, 특정 날의 시간이 반복되도록 임브린(Ymbryne)이 설정해 놓은 시간 구조물을 의미합니다. 임브린이란 시간을 조작하고 루프를 생성·유지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여성 별종을 가리키는 용어로, 미스 페레그린이 바로 그 임브린입니다. 이.. 2026. 5. 17.
살인자의 기억법 (연기력, 스토리, 원작비교) 영화를 먼저 보고 원작 소설까지 읽고 나서야 이 작품이 어디서 삐걱거렸는지 정확히 보였습니다. 처음 극장에서 봤을 때는 꽤 볼만한 스릴러라고 생각했는데, 소설을 덮는 순간 그 판단이 흔들렸습니다. 영화와 소설, 어느 순서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이 작품에 대한 평가가 완전히 갈릴 수 있습니다.설경구·김남길·설현, 세 배우의 연기력은 어떤가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설경구 씨의 연기는 시작부터 끝까지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알츠하이머, 즉 기억이 서서히 붕괴되는 퇴행성 신경질환을 앓는 전직 연쇄살인범이라는 이중적인 캐릭터를 몸 전체로 소화해냈습니다. 여기서 알츠하이머란 단순한 건망증이 아니라 인지 기능 전반이 무너지는 질환으로, 이를 연기로 표현하려면 기억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눈빛, 말투, 몸의 무게감.. 2026. 5. 10.
트루먼 쇼 (의심, 탈출, 해피엔딩) 30년 동안 전 세계에 생중계된 삶. 저는 이 설정을 처음 접했을 때 그냥 SF 영화 속 과장된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트루먼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조명을 줍는 장면부터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더니, 영화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머릿속에서 지워지질 않았습니다.작은 균열이 쌓여 의심이 된다트루먼의 의심은 거창한 증거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라디오에서 자신의 동선이 흘러나오고, 엘리베이터 뒤편에 세트 구조물이 보이고, 결혼사진 속 아내의 손가락이 어색하게 엇갈려 있습니다. 이렇게 작고 사소해 보이는 균열들이 쌓이면서 트루먼은 자신의 세계 전체를 의심하기 시작합니다.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바로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입니다. 인지 부조화란 자신이 믿어온 것과 새롭게 인식한 현실.. 2026. 5. 5.
캐스트 어웨이 (윌슨, 생존 본능, 상실) 솔직히 이 영화를 제대로 본 건 불과 1년 전 일입니다. TV에서 워낙 자주 틀어줘서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앉아서 본 적이 없었더라고요. 어느 날 밤 풀영상으로 틀었다가 끝나고 한동안 멍하니 있었습니다. 단순한 무인도 생존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배구공 하나에 무너진 이유 — 윌슨과 생존 본능영화의 핵심은 생존 본능(survival instinct)에 있습니다. 생존 본능이란 극한 상황에서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발휘하는 본능적 의지와 행동 양식을 뜻하는데, 이 영화는 그 과정을 톰 행크스 한 명에게 온전히 맡깁니다. 대사도 거의 없고, 상대 배우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관객이 그 외로움 안으로 끌려 들어가게 되는 겁니다.척이 페덱스 택배 상자에서 꺼낸 배구공에 피 묻은 손바닥 자국을 찍고 .. 2026. 5. 4.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패션, 직업애, 급변 시대) 영화를 보다가 스크린 속 인물이 부러워진 적 있으신가요? 저는 이번에 그랬습니다. 화려한 의상이 아니라, 눈빛 때문이었습니다. 자기 일을 사랑하는 사람의 눈빛은 정말 다르다는 걸, 이 영화를 보고 나서야 제대로 실감했습니다. 1편을 유튜브 요약본으로만 보고 극장에 들어갔는데, 그게 조금 아쉬울 만큼 영화는 풍성했습니다.패션: 장면마다 바뀌는 의상, 패션 자체가 볼거리입니다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패션에 크게 관심이 없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평소에 얼마나 옷을 못 입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면이 전환될 때마다 의상도 함께 바뀌는데, 그 속도가 빠를수록 눈은 더 즐거워지는 구조였습니다.이 영화에서 의상은 단순한 배경이 아닙니다. 코스튬 디자인(Costume Des.. 2026.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