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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상상력, 붉은 여왕, 보르팔 칼)

by 영화발견 2026. 4. 20.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영화 포스터

중학생 시절 낯선 세계로 도망치고 싶다는 상상을 하던 제게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구원과도 같았습니다. 지구 어딘가에 토끼굴 같은 신비로운 통로가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착각에 빠져 살기도 했었죠.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한 이 모험은 억압적인 관습에 맞서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성장 서사를 눈부신 비주얼로 그려냈습니다.

앨리스의 성장과 상상력의 가치

영화 속 19세의 앨리스는 돌아가신 아버지 찰스 킹슬리의 진취적인 정신을 이어받아 사회적 관습에 억눌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강압적인 약혼 파티에서 조끼 입은 토끼를 쫓아 떨어진 원더랜드는 그녀가 잊고 지냈던 유년기의 기억이자, 자신의 본모습을 찾아가는 수련의 장이 됩니다. 제가 직접 영화를 보며 느꼈던 점은, 앨리스가 겪는 혼란이 비단 영화 속 이야기만이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우리 역시 현실의 무게에 눌려 자신만의 정체성(Identity)을 잃어버리곤 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정체성(Identity)이란 변하지 않는 자아의 본질을 의미합니다.

앨리스는 처음엔 이 모든 상황을 꿈이라며 부정하지만, 푸른 애벌레 압솔렘과의 만남을 통해 점차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합니다. 압솔렘이 보여준 오라클럼(Oraculum)은 단순한 예언서를 넘어 앨리스가 나아가야 할 이정표가 됩니다. 여기서 오라클럼(Oraculum)이란 언더랜드의 과거와 미래가 기록된 달력을 뜻합니다. 앨리스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재버워키에 맞서기로 결심하는 과정은 사춘기 시절 탈출을 꿈꿨던 제 마음속 갈증을 해소해 주는 심리적 해방감을 선사했습니다. 특히 모자장수가 앨리스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미끼가 되는 희생을 감수하는 장면은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실제로 이 영화는 2010년 개봉 당시 전 세계적으로 10억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기록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증명한 바 있습니다(출처: IMDb).

비주얼텔링으로 구현된 붉은 여왕의 세계

팀 버튼 감독은 이 작품에서 비주얼텔링(Visual-telling)의 정수를 보여주었습니다. 여기서 비주얼텔링(Visual-telling)이란 대사나 설명보다는 시각적인 요소를 통해 주제와 감정을 전달하는 기법을 말합니다. 기괴하게 부풀려진 캐릭터들의 신체 비율과 몽환적인 색감은 관객을 단숨에 이상한 나라로 초대합니다. 특히 제가 15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잊지 못하는 것은 바로 붉은 여왕의 강렬한 이미지입니다. 히스테릭하게 "문을 열라!"고 소리치던 그녀의 거대한 머리와 비정상적인 외형은 어린 제게 꽤나 충격적이면서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까지도 붉은 여왕 하면 그 특유의 목소리와 외형이 단번에 떠오를 정도입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다시 본 붉은 여왕은 단순히 공포스러운 악역이 아니었습니다. 그녀가 휘두르는 폭정 이면에는 누구보다 사랑받고 싶어 했던 연약한 자아가 숨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이러한 캐릭터의 다층적인 면모를 CGI(Computer-Generated Imagery)를 통해 완벽하게 구현해 냈습니다. 여기서 CGI(Computer-Generated Imagery)란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만든 가상의 이미지를 의미합니다. 붉은 여왕의 성에 잠입한 앨리스는 몸이 커지는 케이크를 먹고 여왕의 옆자리에 앉는 대담함을 보입니다. 목이 잘려 전시된 시종들을 보며 소름 끼쳐 하는 앨리스의 모습은 여왕의 잔혹한 통치 방식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하여 보여주었습니다.

보르팔 칼을 통한 자아의 승리와 결전

앨리스는 모자장수를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붉은 여왕의 성으로 향하는 독자적인 결정을 내립니다. 그곳에서 그녀는 밴더스내치의 집 안에 숨겨진 보르팔 칼(Vorpal Sword)을 발견하게 됩니다. 여기서 보르팔 칼(Vorpal Sword)이란 붉은 여왕의 공포 정치를 끝낼 수 있는 유일한 도구로 등장하는 전설의 검을 의미합니다. 앨리스는 과거 자신이 밴더스내치에게서 빼앗았던 눈을 돌려주는 용기를 통해 이 칼을 얻게 되는데, 이는 두려움에 맞서는 자만이 진정한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교훈을 줍니다. 제 경험상 이런 서사적 장치는 관객에게 카타르시스(Catharsis)를 제공합니다. 여기서 카타르시스(Catharsis)란 비극적 상황을 보며 마음에 쌓여 있던 우울함이나 불안감이 해소되는 정신적 정화 작용을 의미합니다.

최종 결전의 날인 '보르팔 날'에 앨리스는 전설 속 괴수 재버워키의 목을 베는 데 성공합니다. 이 장엄한 전투는 단순히 선이 악을 이기는 구도를 넘어, 앨리스가 타인이 정해준 운명이 아닌 스스로 선택한 길을 걷겠다는 선언과도 같습니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우리에게 주는 핵심적인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적 관습보다 자신의 내면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 상상력은 단순한 도피가 아닌 현실을 이겨내는 가장 강력한 무기임을 깨닫기
  • 과거의 상처나 결핍을 직시하고 이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기
  • 스스로 선택한 길에 대해 책임을 지고 당당하게 나아가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고전 동화의 실사화가 이토록 현대적이고 세련된 메세지를 담고 있을 줄은 몰랐거든요. 영화는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엄격한 가치관 속에서도 주체성을 잃지 않는 여성상을 매력적으로 그려냈습니다(출처: 위키백과). 제 경험상 이 작품은 잊고 지냈던 순수한 상상력을 복원해 주는 마법 같은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난 앨리스는 여전히 용감했고 원더랜드는 아름다웠습니다. 일상의 무료함에 지쳐 떠나고 싶을 때 이 영화를 다시 꺼내 보시길 추천합니다. 앨리스처럼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의 보르팔 칼이 있고 재버워키를 물리칠 힘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압솔렘처럼 여러분의 상상력도 언젠가 멋진 현실이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KqTZydvYrFE